크래프톤 정글 7기 수료 후기 - 정글을 마치며

2025. 4. 6. 15:17·크래프톤 정글

크래프톤 정글 7기 수료 후기
경기대학교 교육관에서 바라본 노을

치타에게 쫓기던 나, 정글을 무사히 탈출!

입소 준비하면서 수많은 후기를 닳도록 읽었다. 그때는 그 글들이 정말 큰 위안이었는데, 막상 수료하고 나니까 금방 글을 못 쓰겠더라. 솔직히 바로 쓰지 못했다. 시간이 좀 필요했다. 정글에서의 시간이 머릿속에서 가라앉고,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가 돼서야 후기를 남긴다. 지금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입소 첫 주, 긴장감과 무력감 속에서 시작하다

나는 원래 낯가림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서는 더 긴장하는 편이다. 그런데 입소하자마자 2박 3일 밤샘 미니 프로젝트라니. 서로 탐색할 시간도 없이 바로 팀플에 투입됐다. 랜덤으로 모인 팀에서 서로 강점도 약점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거의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문제는 나였다. 입학시험 준비를 ChatGPT에 의존한 탓에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속만 탔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몰랐고, 팀 내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당시 함께했던 팀원들에게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시행착오 끝에 찾은 나만의 학습 루틴

전 직장에서는 책 읽고 세미나 가며 간접적으로 배우는 식이었는데, 정글에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아침엔 알고리즘 문제 1~2개 풀며 뇌 깨우기. 친구들은 코딩 테스트 준비 겸 했지만, 나는 문제 푸는 재미로 했다. 안 쓰던 뇌가 달싹달싹 움직이는 느낌이 좋았다. 오후엔 해당 주차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저녁엔 동료들과 서로 배운 것을 공유하며 검증하는 시간. 심야엔 하루 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하며 기록 남기기. (지금은 너무 부끄러워서 지웠지만.) 나만의 루틴을 찾으면서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눠 관리했다. 내가 집중하는 시간대, 지치는 시간대를 파악하며 조금씩 최적화했다.

 

동료 학습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글의 학습 분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혼자서는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양이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동료 학습으로 방향을 잡았다. 키워드별로 담당자를 정하고, 각자 공부한 뒤 서로에게 선생님처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잘하는 친구들은 자발적으로 미니 강의를 열어주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친구들은 개발자가 될 사람이구나' 싶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서로가 이해한 것을 검증하는 스터디로 발전했다.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했다. 동료 학습을 통해 서로의 지식을 보완하고,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기숙사 생활, 걱정보다 나았던 공동체 생활

기숙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던 나는 룸메이트 걱정이 컸다. 내가 혹시라도 피해를 주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나는 럭키비키였다. 최고의 룸메를 만났다. 청소나 정리 같은 일은 눈에 보이는 사람이 여유 될 때마다 했고, 함께할 때는 약속을 정해 처리했다. 매일 깔끔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는 유지했다. 공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대치를 낮추는 거였다. 내 집처럼 편하려고 하면 오히려 모든 게 불편해진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평화를 가져다준다.

 

체력 관리도 실력이다

결국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감기와 탈수로 응급실을 찾았고, 기침 감기로도 꽤 오래 고생했다. 퇴소하자마자 주변에서 건강검진부터 받아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나는 30대였기에, 20대 동료들과 체력에서 차이를 실감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멘탈도 무너진다. 불안과 경쟁심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속도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 체력 관리도 분명한 실력이고 경쟁력이다.

 


 

기술적으로 분명히 성장했다

개발자는 아니지만, 개발자 농담 정도는 이제 이해할 수 있다. 개발자 남자친구가 농담할 때마다 내가 반응하면 소름 끼친다고 할 정도다. 컴퓨터 시스템, 핀토스 과제에서는 큰 성취감을 느꼈다. 좋은 팀원을 만난 덕분에 이 어려운 과제들을 재미있게 해냈다. '이 어려운 걸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알고리즘 주차였다. 헬로월드 겨우 출력하던 내가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야 한다니. 언어도 모르고 알고리즘적 사고 방식도 부족해서 많이 좌절했다. 하지만 러닝 커브를 타며 조금씩 실력이 붙었고, 자신감도 쌓였다.

 

내 학습법의 핵심은 메타인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모르면 질문도 할 수 없고, 자료도 찾지 못한다. 정글을 거치면서 아는 게 늘어나니 보이는 것도 많아졌다. 시간 관리의 핵심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충분히 잘 자고, 매일 같은 텐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처지지도 않게 유지하는 것. 기분 관리가 결국 시간 관리였고, 몰입의 열쇠였다. 무엇보다 공부는 재미있어야 했다. 나는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매일을 즐기려 했다.

 

성취감이 준 용기

핀토스를 해낸 이후에는 어떤 미션이 와도 두렵지 않았다. '핀토스도 해냈는데 뭐가 두렵겠어?'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성취감이 주는 용기는 강했다. 비전공자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지 않으려 했다. 때로는 그 말이 핑계가 되고, 때로는 스스로 한계를 긋는 족쇄가 되기 때문이다. 전공자들이 잘하는 건 당연하다. 나는 나만의 목적을 가지고, 내 시간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나만무 프로젝트

나만무 프로젝트는 혼자였다면 절대 불가능했다. 프로젝트 중 코치님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기획이 계속 바뀌었다. 우리 팀은 기획의 근거를 날카롭게 벼리기 위해 끊임없이 회의했다. 우리는 모인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감보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서로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으려 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믿으며, 내가 줄 수 있는 건 다 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리고 넘긴 방법

입소 직후 미니 프로젝트는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팀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무력감을 느꼈고, 서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눈치껏 행동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알고리즘 주차도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졌다. 같은 팀 친구에게 동료 학습을 제안했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학습 수준이 달라 서로 윈윈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유였다. 그때 나는 내가 뒤처진다는 사실을 해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 감정이 사실인지, 내 해석인지 구분하며 냉정하게 바라보려 했다. 그리고 나의 시간만큼 동료들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더 열심히 공부했다.

 


 

정글 이후, 다시 불타오르다

지금 나는 완성형은 아니다. 이직 준비 중이고,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글 이전에는 모든 걸 다 태웠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한 번 몰입의 즐거움을 찾았다. 앞으로 몇 년은 정글에서 배운 한계 극복과 성취감으로 채워질 것이다.

 

내 커리어에 생긴 가능성들

나는 마케터이면서 기획자이면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성장하고 싶다.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내가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개발자 커뮤니티에 속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제품을 기술적으로 잘 설명하는 콘텐츠도 만들 수 있고,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다시 몰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끝으로, 정글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정글은 몰입의 끝판왕이다. 단기 성과나 단기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의 시니어가 될 친구들을 미리 만나고, 서로 섞이며 네트워크를 쌓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나도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나의 투두리스트로 정글을 바라보았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최선을 다했다.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지금,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이 언젠가 당신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크래프톤 정글 신청하기

https://jungle.krafton.com/

 

크래프톤 정글

크래프톤의 SW 개발자 양성 부트캠프, 크래프톤 정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jungle.krafton.com

 

 

크래프톤 정글 이벤트

 

크래프톤 정글 11기 이벤트 - 크래프톤 정글

크래프톤 정글 11기 모집과 함께 예비 정글러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지금 아래 두 가지 이벤트에 참여하고, 정글 11기에 지원하면 100% 선물 증정!AI 시대, 진짜 실력은 SW기본기! 탄탄한 SW개

jungle.krafton.com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정글 선배 추천이 필요하다면 👉[ 크래프톤 정글 | 7기 | 권한비 ]👈 활용해 보세요. 개인 정보라 살짝 가려 두었으니,  마우스로 드래그 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크래프톤 정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크래프톤 정글 7기 후기 - 나만무 프로젝트, 팀워크로 완성한 우리만의 무기
  • 크래프톤 정글 7기 1주차를 보내며
  • 크래프톤 정글 7기 0주차를 보내며
  • 비전공자의 크래프톤 정글 7기 합격 후기
한비(BIBI)
한비(BIBI)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 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죽을 때까지 배우며 살고 싶습니다. 마케팅과 CX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지금은 IT 업계에 더 깊이 있게 기여하고자 개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배움의 여정을 글로 남기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 한비(BIBI)
    0과 1로된 세상
    한비(BIBI)
  • 전체
    오늘
    어제
    • 분류 전체보기 (33)
      • 크래프톤 정글 (5)
      • Computer Science (10)
      • 읽고 쓰고 생각하기 (1)
      • 일하면서 배웁니다 (1)
      • TIL (15)
  • 링크

    • LinkedIn
    • Threads
    • Twitter
  • 인기 글

  • 태그

    컴퓨터과학입문
    데이터시각화
    운영체제구조
    CPU스케줄링
    뉴스피드시스템
    나만무프로젝트
    gpt인프라
    크래프톤정글
    정글후기
    시스템설계
  • hELLO· Designed By정상우.v4.10.4
한비(BIBI)
크래프톤 정글 7기 수료 후기 - 정글을 마치며
상단으로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