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정글 7기 후기 - 나만무 프로젝트, 팀워크로 완성한 우리만의 무기

2025. 4. 7. 20:03·크래프톤 정글

새해 일출 보는 중

이 글은 ‘기술적으로 무엇을 구현했는가’를 다루는 글이 아니다. 우리 팀이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팀워크를 만들어갔는지 기록한 글이다.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우리의 기획과 팀워크가 어떤 고민 끝에 탄생했는지 궁금한 정글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리더십과 팔로워십이란 무엇인지, 기획의 정답이란 없지만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어떤 질문들을 던졌는지, 우리의 과정을 통해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글에서 팀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은 든든한 참고가 되기 를 바란다.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

농구를 좋아해서 팀 이름이 농모(농구 모임)다.

정글의 마지막 관문, ‘나만의 무기 만들기 프로젝트(이하 나만무)’.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찾아왔다. 특히 가장 걱정했던 건 ‘내가 팀에 필요한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비전공자에 개발 실력도 부족한 내가 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혹시 아무도 나를 팀으로 데려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컸다.

하지만 예상 외로 여러 곳에서 팀 제안이 들어왔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것을 명확히 파악해 팀원들과 공유했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 선택의 기준은 분명했다. 친분이 아닌 실질적인 기여 가능성,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팀원 간의 균형 있는 역량 분배, 고객의 문제를 뾰족하게 해결하는 방향성, 그리고 내가 마음에서부터 동의하는 프로젝트인지.

개발 실력은 부족했지만 기획력과 프로젝트 매니징에서는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팀원들에게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전수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가장 막막했던 것은 역시 기술적 부담이었다. 사용할 언어와 프레임워크가 없었고, 알고 있던 것이라곤 파이썬과 핀토스를 하면서 조금 다룬 C언어가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기술적인 약점을 팀워크와 매니징에서 메우기로 마음먹었다. 팀원들과의 첫 킥오프 미팅부터 프로젝트의 방향과 각자의 기여 영역을 명확히 하는 데 집중했다.

 


 

팀워크 : 우리 팀의 힘은 팀원 모두에서 나온다

크래프톤 정글 후기 나만무 프로젝트
직접 제작한 팀 스티커로 꾸민 노트북

 

이번 프로젝트에서 나는 팀 리더는 아니었지만, 스스로를 ‘세컨드 펭귄’이라 부르며 팀 리더를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우리 팀의 리더가 끝까지 좋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받쳐주는 것, 그것이 내 자리였다. 팀의 성공은 좋은 리더십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좋은 팔로워십이 있어야 리더십도 완성된다고 믿었다.

우리 팀은 단일 리더에 의존하지 않고,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리더를 각각 세워 역할을 분산했다. 팀원 모두가 스스로의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동시에 키우는 구조였다. 특히 팀의 리더는 뛰어난 향상심을 보여주었다.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고 성장하려는 자세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렸다. 

또 한 명, 초반에는 조용하고 주도적이지 않았지만 점점 팀 안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적극적인 팔로워십을 보여준 팀원이 있었다. 초반에는 기획에서 주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지 않아 걱정했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누구보다 팀 리듬을 맞추며 팀을 뒷받침했다. 이 팀원은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팀원들이 흔들릴 때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팀워크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우리는 팀 내 갈등이 생겼을 때도 피하지 않았다. 치열한 디스커션을 마치고 나면 따로 1:1 대화를 하며 서로의 오해를 풀었고, 감정이 상했더라도 “팀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로가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믿었기 때문에 빠르게 인정하고 개선할 수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항상 함께 식사하며 관계를 다졌다. 우리 팀의 10계명 중 하나는 “네 일 내 일은 없다. 우리의 일만 있을 뿐.” 이 정신으로 누군가 리소스를 못 채워도 자연스럽게 서로 채워나갔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가릴 것 없이 문제를 함께 해결했고,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말은 우리 팀에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 팀의 10계명: 일하는 방식이자 문화

우리팀 10계명

우리 팀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10계명’을 만들었다. 선언문처럼 가볍게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이 10계명은 팀 문화가 되었고, 방향을 잃을 때마다 기준이 되어주었다. 이 10계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회의와 개발, 디스커션과 갈등까지 팀의 모든 과정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원칙이 되었다.

 

  1. “대충은 가장 해로운 벌레입니다.”
    사소한 것도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회의록이 늦어졌을 때 “기록이 없으면 기억도 없다”는 교훈을 얻었고, 이후로 모든 결정 사항을 빠르게 기록했다.
  2. “완성과 완벽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완성만을 고집하지도, 완벽을 쫓다 멈추지도 않았다. 우리 팀은 매 순간마다 균형점을 찾으려 치열하게 고민했다. 멋진 기능이 떠올라도 “지금 꼭 필요한가?”를 자문하며, 일정을 조정하고 구현 방안을 현실적으로 찾아냈다.
  3. “우리는 아마추어지만 프로를 지향합니다.”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프로처럼 일했고, 디스커션 하나, 문서 하나에도 프로 정신을 담았다.
  4. “스스로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영역에서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책임지며 결정했고, 서로를 믿고 맡겼다.
  5. “디스커션은 치열하게 합니다.”
    감정이 상할 정도로 치열한 회의였지만, 끝나면 꼭 함께 식사하며 관계를 다졌다.
  6. “결정된 사항은 빠르게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결정이 내려지면 빠르게 행동으로 옮겼고, 망설임은 없었다.
  7. “헷갈리거나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반드시 질문합니다.”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모호함을 없앴다.
  8. “의견은 수평적으로 나누되, 결정은 수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아이디어는 자유롭게, 결정은 명확하게. 덕분에 논의가 산으로 가지 않았다.
  9. “네 일 내 일은 없다. 우리의 일만 있을 뿐.”
    누구든 리소스가 부족하면 다른 팀원이 자연스럽게 메웠다.
  10. “의도가 담기지 않은 코드는 결국 남의 코드입니다.”
    모두가 기능의 이유를 이해하며 코드를 짰다. 단순한 기능 구현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이 10계명은 프로젝트가 끝날 즈음 우리 팀의 DNA가 되어 있었다. 초반에 조용했던 팀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 10계명을 몸에 익히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이 원칙들이 우리 팀을 자생적으로 성장하게 만든 기반이었다.

 


 

기획: 길을 찾아가는 과정

기획회의 중

프로젝트 초반, 가장 어려웠던 건 기획이었다. 매주 코치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방향을 다듬었지만, 매번 새로운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단순히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 기술적으로 도전할 만한 제품, 팀원 모두가 납득하는 제품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우고 움직였다.

킥오프 미팅에서 우리는 명확히 정의했다. 누구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목적과 팀의 공동 목표를 일치시키는 방법, 그리고 기술적으로 우리의 역량과 일정에 맞는 선택.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반드시 “왜?“라고 물었고, 사용자 입장에서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했다. 코치님 피드백이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반드시 수용할 것과 선택적으로 반영할 것을 구분했다. 핵심 기능과 부가 기능을 나누고, 반드시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분류하며 기획을 다듬었다.

우리가 기획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심플함’이었다. 기획이란 심플할수록 강하다. 초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다 넣고 싶었지만, 매주 검토하며 가지치기를 거듭했다. 특히 팀원이 낸 아이디어가 나오면, “왜 필요한가?”를 반드시 물었고, 설득 과정을 통해서만 기획에 반영했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팀원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기획을 검증하고 다듬으며, 누구나 기획자로서 사고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기술적으로도 우리 팀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도전적으로, 그러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의 균형을 유지했다.

 


 

매니징: 유연함 속의 리듬

매일 진행했던 스크럼

 

프로젝트 기간 동안 우리는 매일 아침 스크럼으로 하루를 열었다. 결정된 피드백은 빠르게 정리했고, 다음 스프린트를 대비해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길게, 실행은 짧게. 2~3주 후를 바라보며 계획을 세우되, 세부 실행은 1주 단위로 관리했다. 기획과 개발을 병행하며 유연하게 대처했다.

우리 팀은 ‘유연함’이라는 키워드 아래, 매주 우선순위를 새롭게 조정하며 움직였다. 특히 기획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그 변화를 흔들림으로 보지 않고 합리적인 가지치기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팀의 안정감을 더했다. 피로감보다는 유연함으로 바라보며 진행했고, 덕분에 마감 압박 속에서도 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식사도, 쉬는 시간도 가능하면 함께하며 “지금 이 순간을 낭만적으로” 보내려고 했다. 밤을 새더라도 함께였고, 며칠간 씻지 못하는 상황도 웃음으로 넘기며 힘든 순간들을 팀의 ‘낭만’으로 기억하려 했다. 이런 팀 문화는 팀워크를 단단하게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피드백은 반드시 액션 아이템으로 바꿨고, 모든 팀원이 개선에 참여하도록 했다. 회의는 리더만 주관하지 않았다. 잘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주관하며 모두가 노트 테이킹에 참여했다. 회의록은 반드시 사전 공유했으며,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초반에는 문서화의 부담이 컸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지금 그 기록들이 우리 팀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기억은 쉽게 휘발되지만 기록은 남는다. 이 원칙 아래, 우리는 프로젝트의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마무리: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결과

나만무 프로젝트 발표 자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명확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우리 팀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발표 당일, 우리는 아쉬움도 후회도 없이 최종 발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팀원 한 명이 부족하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팀은 모두가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코딩이 더 이상 나에게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결국 해냈다.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코딩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체감하면서, 두려움이 용기로 바뀌는 순간을 여러 번 맞이했다.

팀원들에게서도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팀 리더의 향상심과 유쾌함, 프론트엔드 리더의 집요함, 백엔드 리더의 책임감과 추진력, 그리고 초반에는 조용했지만 점점 팔로워십을 빛낸 팀원의 헌신적인 태도까지. 이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팀이 되었다.

팀으로서도 우리는 성장했다. 원 팀으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성취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것, 그리고 완벽과 완성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했다는 점이 우리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서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다듬었고, 서로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나아갔다. 완벽하지 않아도 팀으로서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건 하나다. 팀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리더 한 사람의 개인기에 의존하지 말고,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찾고 기여해야 한다. 유연함은 필수다. 유연하다는 건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만 열심히 하는 것 같다”는 오만함에 빠지지 말자. 팀은 모두가 모여서 만드는 것이다.

 


 

보너스: 우리 팀의 회고록에서 건진 인사이트

나만무가 끝난 뒤 진행한 마지막 회고

우리 팀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회고했다. 회고 속에는 배움이 가득했다.

  • 각자의 기준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발표 당일 후회가 없었다는 점.
  • 문서화의 힘. 시간이 지나도 팀원 모두가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기록의 중요성을 모두가 느꼈다.
  • 팀 문화가 곧 제품이 된다는 점.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우리가 만든 서비스에 반영된다는 걸 체감했다.
  •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한” 개선의식. 격한 마음의 출력 값을 조절하고, 더 성숙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들.
  • 마지막 순간까지 팀원들의 역할을 존중하고, 팀워크를 믿으며 완주했다는 자부심.

 


 

 

농모팀 A2D 발표 영상 보러가기 

https://jungle.krafton.com/board/project/read/152

 

[A2D]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 크래프톤 정글

크래프톤의 SW 개발자 양성 부트캠프, 크래프톤 정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jungle.kraf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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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 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죽을 때까지 배우며 살고 싶습니다. 마케팅과 CX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지금은 IT 업계에 더 깊이 있게 기여하고자 개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배움의 여정을 글로 남기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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